두산 모트롤BG 매각 장기화…본입찰 한달 넘었지만 최종 인수자 결정 못해

입력 2020-08-21 17:17   수정 2020-08-22 01:28

(주)두산의 유압기기사업부인 모트롤BG 인수전이 지연되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PEF)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외국계 PEF 모건스탠리PE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면서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두산그룹과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가 지난달 20일 모트롤BG 본입찰을 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최종 인수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매각 측은 본입찰에 참여한 후보자 네 곳 중 공동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 모건스탠리PE와 막판 협상을 하고 있다. 오는 10월 말 거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대 변수는 모트롤BG 방산 부문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방위사업체로 지정된 회사를 인수하려는 기업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해외 기업이 인수할 경우에는 추가로 방위사업청장의 허가도 받아야 한다. 상당수 외국계 PE가 모트롤BG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중도에 접은 이유이기도 하다. 모트롤BG 방산 부문은 20% 정도로 비중이 작지 않다. 승인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방산 부문을 분리매각하는 방안은 매각가가 크게 떨어지는 탓에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다.

두산그룹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외국계 PE에 매각하면 당국 승인이 불투명해지는 상황에서 섣불리 인수자를 결정할 수 없어서다. 10월 말까지 두 달밖에 남지 않은 만큼 만에 하나 당국의 승인이 나지 않는다면 거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트롤BG노동조합과 정치권에서 해외 매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점도 부담이다. 모트롤BG노조는 쌍용자동차 사례를 들며 모트롤BG가 해외에 팔리면 굴착기와 유압기기 관련 핵심 기술이 유출되고 근로자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중국 국유기업 XCMG가 본입찰에 참여했을 때도 반대 성명을 냈다. 정치권은 국가 기간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국내 유일한 유압기기회사인 모트롤BG의 해외 매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모트롤BG를 노리는 모건스탠리PE는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오랜만에 모습을 보이며 도전에 나선 만큼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모건스탠리PE는 그동안 외식업체 놀부와 쌍용C&B, 전주페이퍼, 한화L&C, 현대로템 등에 투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으로선 최대한의 자금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지만 해외 매각을 반대하는 여론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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